픽셀 6a 스펙 분석 - 구글의 보급형 스마트폰
안녕하세요. 파라독스입니다.
구글이 5월 11일(현지 시각) '구글 I/O 2022'를 열고 픽셀 7, 픽셀 6a, 픽셀 워치 등 다양한 신제품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구글의 신제품 중 괜찮은 가성비를 가진 제품인 픽셀 6a가 어떤 스펙을 가진 제품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픽셀 6a의 가격은 449$로 한화 약 58만 원입니다. (5월 12일 환율 기준)
AP(프로세서)
픽셀 6a는 픽셀 6와 픽셀 6 Pro에 탑재된 것과 동일한 텐서 프로세서가 탑재되었습니다.
텐서 프로세서는 구글이 자체적으로 설계한 모바일 프로세서로 픽셀 6와 픽셀 6 Pro 발표 때 공개되었습니다.
픽셀 6a와 동일한 텐서 프로세서를 탑재한 픽셀 6의 긱벤치 5 결과입니다.
싱글코어 1001점, 멀티코어 2740점을 기록했습니다.
싱글코어 기준으로는 작년에 출시된 플래그십에 탑재된 스냅드래곤 888과 유사한 수준이고, 멀티코어 기준으로는 삼성의 갤럭시 A52s에 탑재된 스냅드래곤 778G와 유사한 성능입니다.
멀티코어 성능이 유사하고, 제품의 가격대도 50만 원대로 비슷한 갤럭시 A52s에 탑재된 스냅드래곤 778G와 텐서 프로세서의 성능 비교 자료입니다.
긱벤치 5 멀티코어 점수는 비슷하지만 두 프로세서의 성능(퍼포먼스) 차이는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냅드래곤 778G에 비해 텐서 프로세서의 싱글코어 성능이 31.4% 가량 높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게다가 게이밍 성능은 텐서 프로세서가 압도적입니다. 게이밍 성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그래픽 성능 측면에서 텐서 프로세서가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가격이 50만 원대로 비슷한 픽셀 6a와 갤럭시 A52s이지만 AP 성능은 픽셀 6a가 상당히 뛰어나므로 픽셀 6a의 가성비는 올해 출시된 스마트폰 중 단연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램과 스토리지
픽셀 6a는 6GB 램과 128GB 스토리지를 탑재했습니다.
램에 탑재된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정보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픽셀 6a가 보급형 스마트폰이므로 LPDDR4X 메모리 반도체가 탑재되지 않았을까 예상해 봅니다. (최근 플래그십 스마트폰에는 LPDDR5가 탑재되고 있습니다.)
스토리지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들과 동일한 UFS 3.1 메모리 반도체가 탑재되었습니다.
램 용량은 비슷한 가격대의 보급형 스마트폰들과 동일하고 멀티태스킹 작업이 많지 않은 스마트폰의 특성상 원활한 사용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그러나 128GB의 스토리지 용량은 부족하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보급형 스마트폰들은 별도의 SD 카드 슬롯이 있어 스토리지 확장이 가능하므로 이 부분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픽셀 6a는 별도의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이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128GB 이상의 저장 용량이 필요하신 소비자라면 픽셀 6a의 구매를 포기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디스플레이
픽셀 6a는 2400 x 1080 FHD+ 해상도의 6.1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습니다.
패널은 OLED이며, 주사율은 60Hz이고, HDR을 지원합니다.
60Hz에 불과한 주사율 부분을 제외하면 최근 출시되는 50만 원대 보급형 스마트폰과 크게 다르지 않은 디스플레이 스펙을 가지고 있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사이즈입니다. 픽셀 6a는 갤럭시 S22와 동일한 6.1인치의 아담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습니다.
도대체 언제부터 6.1인치 디스플레이를 아담하다고 표현하게 되었는지 모를만큼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의 사이즈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게임이나 동영상 감상 등에 있어 디스플레이 사이즈가 크면 더 높은 몰입감을 느낄 수 있지만 반대로 휴대성은 떨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작은 사이즈의 스마트폰을 선호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작은 사이즈의 스마트폰을 선호하시는 분들에게 갤럭시 S22 이외에 새로운 선택지가 생겨난 점은 환영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면 카메라
픽셀 6a는 8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를 탑재했습니다.
아무리 보급형 스마트폰이라도 8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는 셀카 촬영을 즐기는 최근 트렌드에 맞지 않는 스펙입니다. 아쉽네요.
후면 카메라
픽셀 6a는 최근 보기 힘든 후면 듀얼 카메라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1220만 화소의 광각 카메라와 1200만 화소의 초광각 카메라를 탑재했습니다. 광각 카메라에는 OIS 기능도 탑재되어 있습니다.
사진 퀄리티는 화소수뿐만 아니라 AP에 통합된 ISP, 카메라 앱의 이미지 보정 능력 등도 영향을 미칩니다.
구글 픽셀폰은 전통적으로 카메라 성능이 매우 우수했습니다. 픽셀폰의 아이덴티티라 할 수 있을 정도이지요. 즉 구글의 카메라 앱 제작 능력은 매우 뛰어난 수준이며, 구글이 자체 제작한 텐서 프로세서에 탑재된 ISP의 성능 역시 뛰어날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동일한 AP를 탑재한 픽셀 6나 픽셀 6 Pro의 카메라 성능도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픽셀폰에만 탑재되는 구글 카메라 앱을 픽셀이 아닌 스마트폰에 설치하게 해주는 APK 파일이 유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픽셀 6a 역시 뛰어난 사진 퀄리티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보급형에도 5000만 화소의 광각 카메라가 탑재되는 것이 일반적인 요즘 1220만 화소에 불과한 광각 카메라는 다소 아쉽습니다.
배터리와 충전속도
픽셀 6a는 4410mAh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최대 18W 고속 충전이 가능합니다.
얼핏 배터리 용량이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6.1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스마트폰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작지 않습니다.
동일한 사이즈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갤럭시 S22의 경우 3700mAh 배터리를 탑재한 것을 생각하면 어떻게 우겨 넣은 거지하는 생각이 듭니다. (디스플레이 사이즈는 동일하지만 S22 보다 픽셀 6a가 조금 더 큰 기기 사이즈를 가지고 있긴 합니다.)
문제는 18W 불과한 충전속도입니다. 67W, 120W 등 다소 걱정이 들 정도로 높은 충전속도를 가진 중국산 스마트폰은 제외하더라도 삼성의 보급형 스마트폰들도 25W 고속 충전을 지원합니다. 이에 비해 픽셀 6a는 너무 느린 충전속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성비는 너무 좋다! 그러나...
픽셀 6a를 보면서 아이폰 SE3와 비슷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자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AP를 보급형 제품에 탑재해 높은 가성비를 가진 제품을 만든다는 점이 같기 때문이죠.
아이폰 SE3와의 차이점은 AP 이외에 나머지 스펙도 현시점의 폰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주사율이 60Hz에 불과한 것이 아쉽긴 하지만 높은 해상도의 OLED 패널을 탑재했고, 램 용량과 배터리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카메라 화소수가 다소 낮지만 구글의 기술력이 충분히 보완해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2가지 입니다. 우선 국내에 출시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플래그십 위주의 국내 시장에 자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도 출시하지 않은 구글이 보급형 스마트폰을 출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두 번째 문제점은 픽셀 6와 픽셀 6 Pro에서 지적되었던 잦은 버그입니다.
국내에 출시되지 않아서 그렇지 구글은 꾸준히 스마트폰을 출시했던 기업입니다. 게다가 픽셀폰에 탑재되는 안드로이드 OS는 자신들이 만들지요. 그럼 OS와 스마트폰을 동시에 출시하는 애플처럼 높은 완성도와 최적화를 기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픽셀 6와 픽셀 6 Pro는 기기 자체는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사용자들에게 배송된 이후에는 잦은 버그로 인해 많은 질타를 받았습니다.
만약 픽셀 6a 역시 잦은 버그가 발생한다면 스펙 자체는 가성비가 높지만 절대 시장에서 성공하기는 힘들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