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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뮤다 폰 (BALMUDA Phone)은 시대착오적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 분석

by 세상의 모든 IT 2021. 12. 1.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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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파라독스입니다.

토스터에 스팀 기능을 넣는 등 기존 제품과 차별화되는 기능을 제공하고, 미니멀하면서도 모던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일본의 생활가전 업체 발뮤다가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삼성의 폴더블 스마트폰이 출시되기 전 몇 년간 스마트폰의 디자인은 납작한 바(bar)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갤럭시 Z 플립3는 정형화된 디자인에 지겨워진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폼펙터를 어필하여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출처 : balmuda.com

 

기본적으로는 바(bar) 형태이긴 하지만 발뮤다 역시 새로운 디자인을 채용하여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점점 커지고 있는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사이즈가 가진 단점을 어필하며 4.9인치의 작은 스마트폰으로 승부수를 걸었습니다.

보통 이렇게 새로운 시도를 하는 제품이 나오면 신기해 눈길이 가긴 하지만 다소 조잡한 느낌을 주는 경우도 많은데,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인기를 얻은 발뮤다 답게 조잡한 느낌 없이 꽤 매력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격은 104,800엔으로 한화 약 110만 원입니다.

그럼 발뮤다가 출시한 '발뮤다 폰'은 어떤 스펙과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특별한 네이밍 없이 '발뮤다 폰'이 제품명입니다.)

 

스냅드래곤 765 프로세서

 

발뮤다 폰은 스냅드래곤 765 프로세서를 탑재했습니다.

굉장히 오랜만에 듣는 이름입니다. 스냅드래곤 765는 2020년 출시된 퀄컴의 중상급 모바일 프로세서로, LG전자의 벨벳 스마트폰에 탑재되어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프로세서입니다.

출처 : 긱벤치 홈페이지 (스냅드래곤 765)

 

발뮤다 폰에 탑재된 스냅드래곤 765 프로세서의 긱벤치5 결과입니다. 싱글코어 561점, 멀티코어 1757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갤럭시 S9과 유사한 성능입니다.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 선택입니다. 스냅드래곤 765의 후속작이라 할 수 있는 스냅드래곤 778G가 이미 출시된 상황인데 굳이 작년에 출시된 프로세서를 탑재한 것이 아쉽습니다.

제품의 가격을 생각하면 경쟁을 포기한 듯한 선택입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발뮤다 폰의 가격은 한화 약 110만 원입니다. 이 정도 가격이면 삼성이나 애플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구입할 수도 있는 가격입니다.

그러나 성능은 삼성, 애플의 플래그십과 매우 큰 차이가 있지요. 같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인 삼성의 제품과 비교해 보겠습니다.

 

출처 : 긱벤치 홈페이지 (스냅드래곤 888)

 

스냅드래곤 888 프로세서를 탑재한 갤럭시 S21의 긱벤치5 결과입니다. 발뮤다 폰에 탑재된 스냅드래곤 765와 비교해보면 싱글코어 기준으로는 60.4%, 멀티코어 기준으로는 68.5% 더 높은 성능을 보여줍니다.

(스냅드래곤 888은 갤럭시 Z 폴드3, Z 플립3에도 탑재된 프로세서입니다.)

비슷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발뮤다 폰과 삼성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성능이 이렇게나 차이가 나는데 경쟁력이 있을까요? 국내 시장이나 글로벌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없습니다. 애플을 제외한 외산폰의 무덤인 일본 시장에서는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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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과 스토리지

 

발뮤다 폰은 6GB 램과 128GB 스토리지를 탑재했습니다.

스냅드래곤 765 프로세서의 성능을 고려하면 적당한 수준의 램과 스토리지를 탑재했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매우 부족한 스펙입니다. 삼성을 비롯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플래그십 스마트폰들은 최소 8GB의 램과 256GB 스토리지를 탑재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기본 모델 기준입니다.)

프로세서와 마찬가지로 비슷한 가격을 가진 경쟁 제품에 비해 한참 부족한 스펙입니다.

 

디스플레이 (feat. 베젤)

 

출처 : balmuda.com

 

발뮤다 폰은 1920 x 1080 FHD 해상도의 4.9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습니다. IT 정보 제공 사이트인 GSM choice에 따르면 발뮤다 폰은 IPS LCD 패널을 탑재했다고 하는데, 아직 정확한 정보는 아닙니다. (발뮤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패널 정보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디스플레이 사이즈는 발뮤다 폰의 매력 포인트이자 단점입니다. 4.9인치 디스플레이는 한 손으로도 불편함 없이 조작할 수 있는 크기로, 손이 작은 여성분들이나 작은 사이즈의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게는 매력 포인트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대형화가 주류로 자리잡은 이후에는 한 손으로 조작할 수 있는 작은 스마트폰을 접하기 힘들었기에 발뮤다 폰의 디스플레이 사이즈는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대중적 인지도를 가진 스마트폰 중 4인치 사이즈를 가진 제품은 4.7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아이폰 SE 2세대가 유일합니다.)

반면 6인치 이상의 대형 디스플레이에 익숙해진 소비자에게는 치명적 단점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6인치 이상의 디스플레이가 제공하는 높은 몰입감과 시원시원한 시청각 경험을 겪어 본 소비자에게 4인치 디스플레이는 견디기 어려운 답답함만을 줄 수도 있습니다.

작은 디스플레이를 탑재하여 조작감을 높이려면 베젤을 최소화해 어떻게든 제품의 크기를 줄여야 하는데, 발뮤다 폰의 베젤은 넓이가 상당합니다. 화면 오른쪽 상단에 전면 카메라를 배치한 펀치홀 디스플레이를 채택하고 홈 버튼을 탑재하지 않았음에도 상하 베젤은 꽤 두껍습니다. 좌우 베젤 역시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에 비하면 넓이가 상당합니다.

베젤의 넓이를 조금 줄여 더욱 컴팩트한 사이즈로 출시했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카메라

 

출처 : balmuda.com

 

100만 원이 넘는 스마트폰이라고는 믿을 수 없게도 후면 싱글 카메라를 탑재했습니다. 4800만 화소의 카메라를 탑재해 화소수는 나쁘지 않지만 후면 트리플 카메라가 일반적인 현재 싱글 카메라는 시대착오적 스펙이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후면 왼쪽에 있는 것은 카메라가 아니라 전원 버튼과 통합된 지문 인식 센서입니다.)

전면에는 8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습니다. 최근 800만 화소 전면 카메라는 태블릿에서나 보았지 스마트폰에서는 오랜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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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출처 : balmuda.com

 

발뮤다 폰은 2500mAH 배터리를 탑재했습니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들이 4000mAH 이상의 배터리를 탑재하는 경우가 흔하다 보니 2500mAH는 부족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발뮤다 폰의 작은 사이즈를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입니다. 비슷한 크기를 가지고 있는 아이폰 SE 2세대는 1821mAH에 불과한 배터리를 탑재했습니다.

 

제품 크기와 디자인

 

발뮤다 폰은 가로 69mm, 세로 123mm, 두께 13.7mm의 크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발뮤다 폰에 비해 0.2인치 더 작은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아이폰 SE 2세대와 비교하면 가로 길이는 2mm 길지만 세로 길이는 15.4mm나 짧습니다. 그 작은 아이폰 SE 2세대 보다 더 작다니 실물로 보면 정말 앙증맞을 것 같네요. (실물을 볼 기회가 있을려나 모르겠네요.)

그런데 두께가 이상합니다. 아이폰 SE 2세대의 두께가 7.3mm에 불과한데 발뮤다 폰은 13.7mm나 됩니다. 그 이유는 마치 애플의 매직 마우스를 연상케 하는 후면 디자인 때문입니다.

발뮤다 폰의 후면은 평면이 아닌 곡선으로 디자인되어 제품 가운데 부분이 불룩 튀어나와 있습니다. 이 때문에 두께는 늘어났지만 배터리를 탑재할 공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었을 것이고 무엇보다 독특한 디자인, 우수한 그립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무게는 138g으로 아이폰 SE 2세대 보다도 10g이나 가볍습니다.

 

시도는 좋으나...
시대착오적 제품이다!

 

 

발뮤다 폰의 디자인만 봤을 때는 정말 재미있는 스마트폰이 나왔다는 생각에 무척 기뻤습니다.

베젤이 꽤 있다는 점이 거슬렸지만 못봐줄 정도는 아니었고 후면 곡선 디자인, 4.9인치 디스플레이의 조합이 작고 앙증맞은 느낌을 주어 좋았습니다.

그러나 스펙과 가격을 살펴보니 이 제품이 2021년에 출시된 스마트폰이 맞나 싶었습니다.

100만 원이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출시된지 1년이나 지난 미들 레인지급 프로세서, 중급기에나 어울릴 램과 스토리지, 후면 싱글 카메라를 탑재했다니....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려는 노력은 한건지 의심스러운 제품이었습니다.

일본 전자기기의 옛 명성이 부끄러울만큼 일본 국내 시장의 독자적 기준에 매몰된 시대착오적 제품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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